어제는 정말 당황스러운 일을 겪었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왔는데 평소처럼 눌렀던 도어락 번호가 먹통인 거다. 처음에는 건전지가 다 됐나 싶어서 옆집에서 빌린 건전지로 교체도 해봤는데, 반응이 없었다. 분명히 아침까지는 잘 됐는데 이게 무슨 일인지 싶어서 멍하니 문 앞에 서 있었다. 그 짧은 순간에 별별 생각이 다 들더라. 열쇠 수리하시는 분을 불러야 하나, 아니면 그냥 문을 부숴야 하나 하는 말도 안 되는 고민까지 했다. 보통 이런 일은 남의 이야기인 줄만 알았지, 막상 내 현관문 앞에서 겪으니 정말 식은땀이 났다.
출장 기사님을 부를까 고민했던 시간
결국 관리사무소에 전화해서 물어보니 아는 수리 업체 번호를 하나 알려주더라. 가격을 물어보니 당일 설치까지 포함해서 15만 원에서 20만 원 정도를 부르길래 솔직히 좀 고민이 됐다. 지금 당장 문을 못 여는 건 답답하지만, 지갑 사정도 생각해야 하니까. 검색해보니 셀프로 교체하는 사람들도 꽤 많아 보이던데, 막상 문을 앞에 두고 보니 그건 전문가의 영역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기사님이 오시는 데 1시간 정도 걸린다고 했는데, 그 1시간이 1년처럼 느껴졌다.
여름만 되면 뻑뻑해지는 방문 손잡이
현관 도어락 문제를 겪고 나니 문득 우리 집 방문 손잡이들도 생각났다. 사실 안방 문은 작년부터 뻑뻑해서 돌릴 때마다 힘을 엄청 줘야 한다. 특히 여름철 장마 기간만 되면 습기 때문인지 더 심하게 뻑뻑해진다. 저번에 동네 철물점에서 사 온 1만 원짜리 실린더로 직접 바꿔보겠다고 난리를 쳤던 기억이 난다. 결국엔 나사를 제대로 못 맞춰서 문이 아예 안 잠기는 상태로 며칠을 지냈었다. 그때는 정말 왜 내가 이걸 직접 하겠다고 설치나 싶어서 후회만 잔뜩 했다. 이번 현관문 사건도 그냥 전문가를 부르는 게 속 편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도어락 교체, 정말 필요할까
잠시 기다리는 동안 디지털 도어락이 정말 편리한 게 맞나 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예전처럼 그냥 열쇠로 돌리는 문이었으면 이렇게까지 난감하지는 않았을 텐데 말이다. 물론 열쇠를 잃어버릴 걱정은 없지만, 이런 기계적 결함이 한 번 생기면 대처가 너무 어렵다. 요즘은 지문 인식이나 카드 키까지 쓴다는데, 그런 것들도 다 전기로 움직이는 거니 나중에 또 이런 고장이 나면 어떻게 될까. 아예 수동 열쇠를 하나 복사해서 어딘가에 숨겨두어야 하나 싶기도 했다.
생각보다 허무하게 끝난 수리
기사님이 오셔서 능숙하게 뒷부분을 열어보시더니, 결국 내부 메인보드 쪽에 습기 때문인지 미세하게 부식이 진행되었다고 하셨다. 그냥 툭툭 건드리시더니 새 제품으로 교체하는 게 정신건강에 좋을 거라고 하셨다. 고민 끝에 결국 18만 원을 주고 모델을 바꿨다. 교체하는 데는 30분도 안 걸린 것 같다. 그 허무한 속도에 한편으로는 안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좀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내 땀과 고민은 30분 만에 사라졌다. 지금 생각해보면 더 빨리 부를 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아니면 조금 더 싼 제품을 찾아볼 걸 그랬나 싶기도 하다. 확실한 건, 이제는 밖에서 번호 누를 때마다 예전처럼 마음이 편하지는 않다는 거다. 어제는 문이 열린 것만으로도 감사했지만, 돈은 돈대로 나가고 마음은 여전히 조금 찜찜하다. 이게 도대체 잘한 건지 아닌지 모르겠다.

정말 공감되네요. 특히 습한 여름에 디지털 도어락이 갑자기 안 열릴 때 겪는 답답함, 저도 느껴본 적 있어요.
실린더로 직접 바꿔보려다가 또 엉망으로 만들어서 며칠이나 끙끙 앓았던 기억이 생기네요.
디지털 도어락의 편리함과 동시에, 혹시나 하는 전력 문제에 대한 걱정이 생각보다 컸네요. 오래된 문이라 그런가 봅니다.
실린더로 직접 바꿔보려던 경험 생각하면, 지금 상황도 더 심하게 당황했을 뻔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