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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어락 고치려다 며칠을 고생했다

갑자기 문이 안 열리던 그날 저녁

퇴근하고 집에 왔는데 평소 쓰던 게이트맨 도어락이 먹통이었다. 건전지 문제인가 싶어서 급하게 편의점에 달려가 알카라인 건전지를 8개나 사 왔다. 그런데 새 건전지로 갈아 끼워도 액정 화면에 불이 안 들어왔다. 그제야 상황이 좀 심각하다는 걸 깨달았다. 현관문 앞에 서서 멍하니 문을 바라보고 있는데, 예전에 어디서 들었던 ‘탱크 바닥 잔유’ 이야기처럼 내 도어락도 이제 수명이 다한 건가 싶은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쓸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거다. 문밖에서 30분 넘게 쪼그리고 앉아있으니 다리가 저려왔다.

밤 9시에 부른 기사님과 예상치 못한 비용

결국 관리사무소에 전화해서 번호를 물어 급하게 출장 수리를 불렀다.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출장비가 기본 7만 원에서 시작한다고 했다. 기사님은 20분 만에 오셨는데, 생각보다 너무 빨리 해결해서 허무했다. 메인보드 접점 불량이라며 칙칙 뿌리는 걸로 1분 만에 문을 여셨다. 그런데 부품 교체까지 하면 15만 원 정도 들 수 있다고 하셨다. 그냥 임시방편으로 고치기만 하면 8만 원인데, 이미 고장 난 걸 보니 언제 또 안 열릴지 모른다는 생각에 고민이 깊어졌다.

게이트맨과 탱크 브랜드 사이의 고민

옆집은 최근에 아파트 현관문 전체를 바꾸면서 TANK 브랜드 도어락으로 바꿨다고 했다. 기사님께 물어보니 요즘은 게이트맨보다 가성비로 TANK 제품을 많이 쓴다고 한다. 사실 잘 모르겠다. 그냥 튼튼하고 문만 잘 열리면 되는 거 아닌가. 예전에 플랜트 공사 현장에서 리시버 탱크 유지보수하는 걸 본 적이 있는데, 그때도 펌프가 고장 나면 교체냐 수리냐로 한참 실랑이하던 모습이 떠올랐다. 내 도어락 하나 고치는 게 무슨 거창한 설비 공사처럼 느껴져서 괜히 피곤해졌다.

이미 고친 거 그냥 쓰기로 했다

새 제품으로 바꾸는 건 아무래도 내키지 않았다. 당장 십만 원이 넘는 돈을 쓰는 것도 아깝고, 지금 이 도어락도 3년은 더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기사님께 8만 원만 드리고 수리를 마쳤다. 수리 과정에서 쓴 구리스 냄새가 복도에 진동했다. 문은 일단 열리는데, 버튼을 누를 때마다 예전보다 소리가 좀 둔탁해진 기분이다. 이게 정말 고쳐진 건지, 아니면 시한폭탄을 달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 다음번에 또 안 열리면 그땐 정말 그냥 다 뜯어고칠 생각이다.

여전히 남아있는 찝찝함

어제는 하루 종일 문 열 때마다 조마조마했다. 혹시나 또 밖에서 한 시간씩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올까 봐 주머니에 비상용 열쇠를 넣고 다닌다. 고쳐진 건지 아닌 건지 확실치 않은 상태로 계속 쓰는 게 맞나 싶다. 돈 아끼려다 스트레스가 더 커진 것 같다. 다음에 비슷한 일이 생기면 굳이 고치지 않고 바로 새 걸로 교체하는 게 정신건강에 이로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막상 또 상황이 닥치면 고민하다가 결국 싼 수리비를 선택하고 있을 내 모습이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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