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도어락 직접 달아보겠다고 괜히 고생만 한 이야기

이사 온 집 현관문 상태가 심상치 않았다

새로 이사 온 집의 현관문은 연식이 꽤 있어 보였다. 이전 세입자가 쓰던 도어락은 버튼이 제대로 눌리지도 않고, 가끔 밤마다 혼자 삑삑거리는 소리가 나서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었다. 원래는 관리실에 문의해서 교체하려고 했는데, 도어락 설치비가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는 이야기를 듣고 조금 망설여졌다. 보통 설치비 포함하면 제품 값에 5만 원에서 10만 원은 더 붙는다고 하길래, ‘이 정도면 그냥 내가 직접 사서 달아도 되지 않을까?’ 하는 안일한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일단 인터넷 쇼핑몰에서 솔리티 도어락을 주문했다. 가격은 대략 12만 원 정도였는데, 디자인도 깔끔하고 예전 SHS-P710 같은 모델들보다는 조금 더 가벼워 보여서 선택했다.

시작은 좋았지만 드릴 질에서부터 막히기 시작했다

제품을 받고 나서 당당하게 기존 도어락을 분해했다. 처음에는 나사 몇 개만 풀면 끝날 줄 알았는데, 막상 뜯어보니 내부 구조가 생각보다 복잡했다. 특히 문 안쪽과 바깥쪽을 연결하는 브래킷을 고정하는 나사 구멍 위치가 새로 산 제품이랑 미묘하게 어긋났다. 분명 표준 규격이라고 들었는데 현관문 보강판이 낡아서 그런지 구멍이 영 맞질 않았다. 드릴로 철문을 다시 뚫어야 하나 고민하다가, 괜히 문만 망가뜨릴 것 같아 땀만 뻘뻘 흘리며 한 시간을 씨름했다. 옆에서 보던 아내가 그냥 사람 부르자고 몇 번을 말했는데, 그때 그만뒀어야 했다.

도어락 위치 조절과 안전고리 설치의 늪

결국 나사 구멍을 겨우 맞추고 도어락 본체를 고정했는데, 이번에는 현관 문틀에 붙이는 스트라이커(잠금쇠가 들어가는 부분) 위치가 문제였다. 이게 조금만 안 맞아도 문이 덜컹거려서 센서가 인식을 못 한다. 혼자서 문을 닫았다 열었다 하며 위치를 5밀리미터씩 옮겨가며 조절했는데, 나중에는 문틀에 나사 자국만 여러 개 남아서 보기 흉해졌다. 게다가 예전에 쓰던 현관 보조키 흔적까지 남아 있어서 정말 지저분했다. 기왕 하는 김에 안전고리까지 튼튼한 걸로 바꾸려고 했는데, 이건 또 벽면 재질 때문에 생각보다 깊게 박히지 않아서 결국 덜렁거리는 상태로 마무리했다. 전문 기사님들이 오면 30분이면 끝낼 일을 나는 반나절을 넘게 잡고 있었던 셈이다.

예상치 못한 미닫이문과의 사투

현관문 말고도 작은방 쪽 미닫이문에도 간단한 잠금장치를 달려고 했는데, 이게 또 유리문 잠금장치랑은 규격이 아예 달라서 애를 먹었다. 유리문 전용 제품을 샀어야 했는데 상세 페이지를 대충 읽고 일반 번호키 도어락을 주문한 내 잘못이다. 반품하기도 귀찮고 해서 일단 박스에 다시 넣어 창고에 처박아뒀다. 나중에 혹시라도 대문 번호키가 고장 나면 부품용으로 쓸 수 있을까 싶지만, 사실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 결국 미닫이문은 그냥 다이소에서 파는 저렴한 고리로 해결했다. 처음부터 이렇게 간단하게 생각했으면 좋았을 텐데, 왜 그렇게 복잡하게 일을 벌였나 싶다.

사람 부를걸 하는 뒤늦은 후회

설치를 다 끝내고 나니 오후 4시가 넘었다. 허리는 뻐근하고 손에는 기름때가 묻어 있었다. 일단 도어락은 정상 작동한다. 번호도 잘 눌리고, 카드키 인식도 잘 된다. 하지만 문을 닫을 때마다 아주 미세하게 유격이 느껴진다. 분명 기사님이 설치했으면 딱 맞게 들어갔을 텐데, 내가 하니 뭔가 2% 부족한 느낌이 든다. 다음에는 그냥 돈을 주더라도 전문가를 부르는 게 정신 건강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어락 설치비가 아까운 게 아니라, 내 주말 반나절의 가치가 훨씬 더 컸던 것 같다. 여전히 문틈을 볼 때마다 찝찝한 마음이 가시질 않는다.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