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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어락 하나 바꾸려다 결국 사람 부른 날

덜컥 구매해버린 삼성 도어락

며칠 전부터 현관문 도어락이 말썽이었다. 비밀번호를 눌러도 한참 뒤에야 띠릭 소리가 나거나, 가끔은 아예 먹통이 돼서 문밖에서 발을 동동 구르는 날이 잦아졌다. 십 년 넘게 쓴 구형 모델이라 정이 들만도 한데, 이제는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무작정 인터넷 쇼핑몰을 뒤져 평이 좋은 삼성 현관문 도어락 모델을 하나 골랐다. 사실 모델명이 SHP-P71인지 DP960인지 상세 페이지를 볼 땐 머릿속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저 지문 인식 잘 되고 핸들 타입이면 되겠지 싶어 30만 원 초중반대의 적당한 가격으로 결제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거 그냥 나사 몇 개 풀고 조이면 끝나는 거 아니야?’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시작부터 꼬여버린 분해 작업

배송은 하루 만에 왔고, 퇴근하자마자 드라이버 하나 들고 현관문에 매달렸다. 그런데 생각보다 이게 보통 일이 아니었다. 기존에 달려있던 건 게이트맨 구형 모델이었는데, 나사가 안쪽과 바깥쪽이 교묘하게 맞물려 있어서 하나를 풀면 다른 쪽이 헛돌았다. 유튜브 영상에서는 다들 툭툭 치니까 잘만 빠지던데, 내 것은 십 년 세월을 버틴 탓인지 페인트가 굳어 문짝과 도어락이 한 몸이 된 것 같았다. 한 시간 동안 끙끙거리며 매달렸더니 손바닥에는 물집이 잡히고 등에는 식은땀이 흘렀다. 무엇보다 코멕스 인터폰이랑 연동되는 선을 빼는 과정에서 혹시라도 쇼트가 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더 진도가 안 나갔다.

전문가의 손길이 왜 필요한지 알게 된 순간

결국 밤 10시가 넘어서 포기했다. 이미 해체는 시작했는데 조립은 안 되고, 문은 헐거워져서 덜렁거리는 상황이 되었다. 이대로 두면 도둑이 들까 봐 걱정돼서 새벽에 급하게 검색해서 다음 날 아침 일찍 출장 수리 기사님을 불렀다. 기사님은 도착하자마자 현관문 보강판이 안 맞는다는 둥, 문 틀에 간격이 좁아서 그라인더 작업이 조금 필요하다는 둥 알 수 없는 이야기를 하셨다. 내가 직접 했으면 절대 해결 못 했을 부분들이었다. 출장비와 설치비를 합쳐서 10만 원 정도가 추가로 들었다. 진작에 사람을 불렀으면 내 저녁 시간과 육체적 고통을 아낄 수 있었을 텐데, 참 부질없는 도전이었다.

스마트 기능의 의외의 복병

우여곡절 끝에 설치를 마치고 스마트싱스랑 연동까지 끝냈다. 요즘 나오는 모델들은 현관문을 열면 자동으로 차 시동이 걸리거나 거실 불이 꺼지는 기능이 있다는데, 사실 나는 그런 거창한 것보다 그냥 비밀번호 잘 눌리는 게 중요했다. 그런데 막상 설치하고 나니 오히려 신경 쓸 게 늘었다. 가끔 스마트폰 배터리가 없거나 앱 업데이트가 꼬이면 문 앞에서 잠시 멈칫하게 된다. 예전에는 그냥 번호 누르면 끝이었는데, 지금은 앱 설정이나 연동된 데이터 확인까지 해야 하니 오히려 더 복잡해진 기분이다. 도어락 설치가 끝났는데도 뭔가 개운한 느낌보다는 ‘이게 정말 편해진 건가’ 하는 의문이 자꾸 든다.

아직 남은 찝찝함

기사님이 가시고 나서 문을 몇 번 여닫아보는데, 기존에 있던 구멍이 완벽하게 가려지지 않아서 옆면이 살짝 보인다. 보강판을 좀 더 큰 걸로 썼어야 했나 싶지만, 이제 와서 다시 뜯을 엄두는 나지 않는다. 삼성 도어락 자체는 디자인도 깔끔하고 지문 인식도 아주 잘 된다. 기능적으로는 분명히 좋아졌는데, 설치 과정에서의 굴욕과 추가 지출 때문에 그런지 만족감이 100% 채워지지는 않는 것 같다. 다음에 또 뭔가를 직접 고치겠다고 덤비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역시 돈을 써야 몸이 편하다는 진리를 너무 늦게 깨달았다.

“도어락 하나 바꾸려다 결국 사람 부른 날”에 대한 1개의 생각

  1. 십 년 넘게 쓰셨다니, 도어락과 정말 애착이 많으셨군요. 비슷한 경험 한번 해봤는데, 굳어버린 페인트 때문에 정말 꼼꼼하게 작업을 해야 할 것 같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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