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도어락을 직접 달게 된 이유
지난주 사무실 출근하는데 도어락이 정말 요지부동이었다. 원래 좀 헐거웠다 싶긴 했다. 숫자를 누르면 삑 소리가 나긴 하는데 문이 안 열리는 거다. 밖에서 한 5분 동안 서서 허수 번호도 눌러보고, 건전지도 뺐다 껴보고 별짓을 다 했다. 날씨는 덥고 출근 시간은 다가오는데 식은땀이 절로 났다. 결국 근처 열쇠점에 전화했더니 출장비까지 15만 원 정도 부르길래, 일단 알겠다고 끊고 나중에 문이 덜컥 열리기에 그냥 내가 직접 갈아버리기로 마음먹었다. 솔직히 옛날에 전등 갈던 패기로 충분히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인터넷 뒤져서 적당히 고른 모델
쿠팡인지 네이버 쇼핑인지 기억도 잘 안 나는데, 그냥 디자인 깔끔하고 지문인식 되는 걸로 골랐다. 요즘은 현대HT에서 나오는 ‘디퓨락’처럼 향기 나는 것도 있고 별의별 게 다 있더라. 근데 나는 그냥 단순한 게 좋아서 적당히 10만 원 안팎 하는 모델로 주문했다. 샷시문인지 방화문인지 구분하는 게 좀 헷갈렸는데, 우리 사무실 문은 전형적인 철제 방화문이라 그냥 일반용으로 사면 되겠지 싶었다. 사실 설치해보기 전까진 그게 그렇게 고생의 시작일 줄은 몰랐다.
전동 드릴 하나로 버티려니 손목이 나갈 판
제품 도착하고 상자를 뜯었는데 부속품이 생각보다 많았다. 옛날 도어락 떼어내는 게 진짜 일이었다. 나사가 녹슬어서 잘 안 돌아가는데 낑낑대느라 손목이 다 나가는 줄 알았다. 도어락 설치가 쉬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문 두께랑 안 맞아서 억지로 끼워 맞추느라 한 30분은 땀을 쏟았다. 옆 사무실 사람도 지나가다 보고 왜 저러나 싶었을 거다. 설명서가 있긴 했는데 이게 문 방향에 따라 내부 부속(래치)을 돌려야 하더라. 한 번 잘못 조립했다가 문이 안 닫혀서 다시 다 뜯어냈을 때의 그 허탈함이란.
막상 달고 나니 불안한 마음은 왜일까
다 달고 나니까 겉보기엔 그럴싸하다. 지문도 잘 찍히고 이제 키 들고 다닐 필요 없어서 편하긴 하다. 근데 요즘 스마트워치에 카드 복제해서 도어락 따는 그런 뉴스들을 너무 많이 봐서 그런지, 내 선택이 맞는 건지 가끔 의문이 든다. 예전엔 그냥 열쇠가 최고 아니었나 싶기도 하고. 10만 원 정도면 싸게 한 건가 싶은데, 설치하고 나서 문이 쾅 닫힐 때마다 유격이 좀 있는 것 같아서 불안한 마음이 가시질 않는다.
설치 후에도 찜찜함은 남았다
교체하고 사흘 지났는데, 이제야 좀 익숙해졌다. 건전지 교체 알림이 뜨면 예전처럼 당황하지 않으려고 배터리 여분도 사다 뒀다. 근데 이게 제대로 설치된 건지 검증할 방법이 없다. 그냥 문이 잘 잠기고 열리면 끝인 건가 싶기도 하고. 전문가 부르면 15만 원, 내가 해서 10만 원. 5만 원 아끼려고 고생은 엄청 했는데, 솔직히 다음에 또 바꾸라고 하면 그냥 돈 주고 전문가 부를 것 같다. 사람이 돈을 쓰면 그만큼 편하다는 걸 너무 늦게 깨달았다. 그래도 일단 문은 잘 열리니 다행인 건지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