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서 자전거 도난 소식 들었을 때의 찜찜함
얼마 전에 동네 커뮤니티에서 자전거 도난 사건이 몇 번 터졌다는 글을 봤다. 밤에 주차된 자전거가 다음 날 아침에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내용이었는데, 다들 ‘에이 설마’ 하다가도 자기 일이 될까 봐 걱정하는 분위기였다. 평소엔 크게 신경 쓰지 않던 나도 퇴근하고 집에 오면 우리 아파트 자전거 보관소에 세워둔 내 자전거가 잘 있는지 문득 신경 쓰이곤 했다. 솔직히 그전까지는 한 만원 주고 산 싸구려 번호 자물쇠 하나 채워두는 게 다였고, 크게 문제될 거라고 생각 안 했으니까. 그냥 누가 가져가겠거니, 설마 싶었지. 그런데 그런 글을 몇 번 보니까 괜히 마음이 찜찜해지는 거다. 다른 자전거들을 둘러보니 다들 나름대로 굵직한 자물쇠를 채워놓은 게 눈에 들어오면서, ‘혹시 내 자전거도 너무 무방비 상태였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온라인에서 고르고 고르다 U자 잠금장치를 샀는데
그래서 안 되겠다 싶어서 좀 더 튼튼한 자물쇠를 하나 장만하기로 했다. 검색해보니 여러 종류가 나오는데, 막 쇠사슬로 된 거, 접이식으로 된 거, 그리고 ‘이건 정말 튼튼하다!’ 싶게 생긴 U자형 잠금장치 같은 게 눈에 들어왔다. 가격은 3만원대 정도면 적당한 걸 살 수 있겠더라. 뭔가 심리적으로 가장 안심이 될 것 같고, 누가 봐도 ‘이건 쉽게 못 가져간다’ 싶을 만한 두껍고 육중한 U자 자물쇠로 골랐다. 주문하고 며칠 뒤에 택배가 왔다. 생각보다 묵직하고, 딱 봐도 튼튼해 보여서 일단은 만족스러웠다. 이걸로 이제 좀 안심하고 다닐 수 있겠구나 싶었다.
막상 달아보니 생각지 못한 무게감이랑 부피
새 자물쇠를 받고 나서 바로 자전거에 채워보려고 했다. 근데 이게 웬걸, 무게가 만만치 않았다. 자전거 프레임에 거치하는 브라켓도 같이 왔는데, 내 자전거 프레임은 좀 특이하게 생겨서인지 딱 맞는 위치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여기다 달면 물통 케이지를 못 쓰고, 저기다 달면 페달 밟을 때 다리에 스치는 것 같고. 한 30분은 낑낑대며 씨름한 것 같다. 겨우 어디 구석에 달긴 했는데, 자전거가 전체적으로 무거워진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예전에 쓰던 번호 자물쇠는 그냥 가볍게 돌돌 말아서 의자 밑에 넣어두거나 가방에 쏙 넣으면 됐는데, 이건 그렇게 할 수도 없고 영 애매했다. 자전거 옆구리에 뭔가 단단한 덩어리가 하나 붙어있는 모양새인데, 페달 돌릴 때마다 가끔 부딪히는 느낌도 들고, 심지어는 자물쇠를 거치하다가 프레임 도장이 살짝 긁히기까지 했다. 괜히 했나 싶었다.
매번 낑낑대며 잠그고 푸는 게 일이었지
그렇게 U자 자물쇠를 달고 한 일주일 정도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 매번 자전거를 세울 때마다 그 묵직한 자물쇠를 꺼내서 바퀴랑 프레임이랑 같이 기둥 같은 데다 걸어서 잠그는 게 일이었다. 열쇠로 잠그고 푸는 것도 생각보다 손에 잘 익지 않았다. 어두운 데서는 열쇠 구멍 찾느라 버벅거리고, 손이 좀 시렵거나 젖었을 땐 뻑뻑해서 힘줘서 돌려야 했다. 출퇴근할 때 잠깐씩 세워두는 건데도 그 몇 분이 어찌나 귀찮게 느껴지던지. 그냥 마트에 잠깐 들르는 건데도 자물쇠 채우는 게 귀찮아서 그냥 대충 세워두고 들어갈까 하는 유혹이 들 때도 있었다. 내가 너무 조심성이 없었나 싶다가도, 이 번거로움에 자전거 탈 마음이 점점 시들해지는 것 같았다.
이게 진짜 의미가 있는 건가 싶을 때도 있었고
매번 번거롭게 자물쇠를 채우면서도 마음 한구석에는 ‘이게 정말 안전한가?’ 하는 의문이 계속 들었다. 뉴스에 벽돌로 자물쇠 부수고 가져가는 얘기도 나오고 하니, 아무리 튼튼한 자물쇠라도 작정하고 달려들면 소용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둑들은 자물쇠를 여는 법이나 부수는 법을 나보다 훨씬 더 잘 알고 있지 않을까? 괜히 나만 매번 무겁고 번거롭게 들고 다니면서 귀찮음만 늘어난 게 아닌가 싶은 거다. 그래도 없는 것보단 낫겠지, 하며 스스로를 위로하기도 했다가, 또 다음 날 아침에 자전거에 달린 자물쇠를 보면서 한숨을 쉬기도 했다. 이걸 계속 써야 하나, 아니면 그냥 전에 쓰던 번호 자물쇠로 돌아갈까, 아니면 또 다른 종류를 알아봐야 하나… 어느 쪽이든 완벽한 답은 없는 것 같고, 아직도 답을 못 찾았다.

물통 케이지 때문에 프레임 닿는 문제, 실제로 이런 경우도 있나 보네요. 좀 더 꼼꼼하게 사이즈 확인해야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