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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있는 방문 손잡이를 다 바꾸려다 예상치 못한 고생만 했다

시작은 그저 사소한 인테리어 욕심이었다

이사 온 지 2년이 넘어가는데, 유독 안방이랑 화장실 문 손잡이가 눈에 밟혔다. 처음에는 그냥 닦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세월의 흔적인지 녹인지 닦아도 닦아도 찝찝한 상태였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적당히 평점 좋아 보이는 엔틱한 디자인의 방문 손잡이를 4개 주문했다. 개당 1만 5천 원 정도였나, 크게 부담되는 가격은 아니었다. ‘이거 하나 바꾸는 거 뭐 별거 있겠어?’ 싶어서 유튜브 영상을 한두 개 대충 훑어보고는 당당하게 드라이버 하나를 챙겨 들었다. 그런데 이게 내 오판이었다.

도저히 돌아가지 않는 그 동그란 뚜껑의 비밀

첫 번째 문인 서재 방문은 너무 쉽게 빠졌다. 나사 몇 개 풀고 잡아당기니 툭 하고 분해되었다. 자신감이 붙어서 곧바로 화장실 문으로 달려갔다. 그런데 이 녀석이 문제였다. 커버를 돌려서 빼야 안쪽에 나사가 보이는데, 이게 무슨 놈의 힘으로 조여놓은 건지 꼼짝도 하지 않았다. 물기가 많은 곳이라 그런지 틈새마다 녹이 슬어서 아예 한 몸이 된 것 같았다. WD-40을 뿌려놓고 10분을 기다려도 보고, 수건으로 감싸고 펜치로 잡아 돌려봤지만 손만 아프고 커버는 꿈쩍도 안 했다. 손잡이 하나 바꾸는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어서 현타가 밀려왔다.

결국 힘으로 해결하려다 문짝까지 긁어먹었다

결국 인내심이 바닥나서 커버 틈새에 일자 드라이버를 쑤셔 넣고 망치로 톡톡 쳤다. 그러다 그만 드라이버가 미끄러지면서 문짝 시트지에 큼지막한 상처를 남기고 말았다. 순간 머리가 띵했다. 이거 고치려다 문짝까지 새로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어서 잠시 멍하니 앉아 있었다. 전문 업체 부르면 출장비 포함해서 5~8만 원은 족히 나올 텐데, 괜히 아껴보겠다고 이 난리를 치고 있는 내 모습이 참 웃기기도 하고 짜증도 났다. 예전에 뉴스에서 신축 아파트들 문고리 덜컹거린다는 기사를 본 적 있는데, 그때는 그냥 대충 시공해서 그런가 보다 했지만, 직접 뜯어보니 왜 그렇게 되는지 아주 조금은 이해가 갔다. 이게 나사 하나가 헛돌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다.

다시는 셀프로 뭘 고치겠다고 나서지 말자

겨우겨우 녹슨 나사를 풀어내고 새 손잡이를 끼웠는데, 이번에는 문틀에 있는 걸쇠랑 위치가 미묘하게 안 맞았다. 문이 덜컹거리지 않게 하려면 나사를 다시 풀어서 미세하게 위치를 조정해야 했다. 문을 닫았다 열었다를 스무 번은 반복한 것 같다. 땀은 비 오듯 흐르고, 창밖은 이미 어둑어둑해져 있었다. 화장실 문 하나 바꾸는 데 거의 두 시간이 걸렸다. 나머지 두 개의 방문은 엄두가 안 나서 그냥 박스째로 구석에 던져두었다. 이걸 다 하려면 주말 하루를 꼬박 다 써야 할 것 같은데, 벌써부터 온몸이 쑤시는 기분이다.

끝나지 않은 문고리와의 싸움

결국 거실 쪽 문 손잡이는 손도 못 댔다. 원래 살던 사람이 썼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는데, 이제는 그냥 정든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 사실 안방 문고리도 지금 살짝 삐딱하게 달려 있다. 너무 꽉 조이면 문이 안 열릴 것 같아서 적당히 타협했는데, 가끔 문을 열 때마다 기분 나쁜 소리가 난다. 언젠가 다시 고쳐야지 하면서도, 막상 드라이버를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저번에 지역 커뮤니티에서 저소득층 가구에 생활 불편 처리해 주는 서비스가 있다는 글을 봤는데, 그런 분들은 어떻게 이렇게 복잡한 문고리를 다 교체하고 사시는지 대단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다음에는 그냥 돈 주고 전문가를 부르던가, 아니면 그냥 고장 날 때까지 방치하는 게 정신 건강에 이로울 것 같다. 여전히 남은 문고리 박스를 볼 때마다 마음이 무겁다.

“집에 있는 방문 손잡이를 다 바꾸려다 예상치 못한 고생만 했다”에 대한 4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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