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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고 현관문 앞에 30분 동안 서 있었던 날

갑자기 도어락이 먹통이 됐을 때의 당혹감

며칠 전 퇴근길에 겪은 일이다. 평소처럼 익숙하게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려는데, 도어락에서 평소에 듣지 못한 이상한 기계음이 들렸다. 띠디딩- 하고 맑은 소리가 나야 할 타이밍에 뭔가 긁히는 듯한 소음과 함께 ‘끼릭’거리는 소리만 반복되더라. 게이트맨 도어락을 쓴 지 꽤 되었는데 이런 적은 처음이라 너무 당황스러웠다. 배터리는 이미 한 달 전쯤에 전부 교체해둔 상태라 건전지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도 문은 열릴 기미가 없었다.

집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서성인 시간

결국 복도에 쪼그려 앉아 한참을 고민했다. 혹시나 싶어 비밀번호를 다시 천천히 눌러보기도 하고, 덮개를 올렸다 내렸다 반복해봐도 증상은 똑같았다. 생각해보니 예전에 방배동 쪽 지인이 싸이트론 도어락 쓰다가 고생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그땐 그게 남의 일인 줄만 알았다. 막상 내가 현관문 앞에서 문이 안 열리니 정말 사람이 할 수 있는 게 없더라. 인터넷에 ‘게이트맨 도어락 안 잠겨요’ 같은 검색어를 쳐보며 비슷한 증상을 찾느라 거의 30분 넘게 복도에서 시간을 보냈다. 어두운 복도에서 문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으니 지나가던 이웃분이 흘깃 쳐다보는데 그게 참 민망했다.

검색과 현실의 괴리

검색 결과들은 다들 대리점을 부르라거나, 특정 모델의 고질적인 문제라는 식의 글들이 많았다. 라이브 쇼핑 방송에서 게이트맨이 21년 연속 1위라는 홍보 문구를 볼 때는 참 튼튼하겠거니 싶었는데, 막상 내 문을 열어주지 않으니 브랜드 이름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했다. 어떤 글에서는 강제로 문을 열어야 한다고 해서 덜컥 겁도 났다. 예전에 설치할 때 거의 20만 원 중반대의 비용을 들였던 기억이 나는데, 이걸 또 새로 교체하려면 얼마나 들지 머릿속으로 계산하게 되었다. 하이원이나 유리문 잠금장치 같은 다른 제품들을 찾아볼 여유도 없었다.

결국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과정

밤이 깊어질수록 마음만 급해졌다. 혼자서 유튜브를 보며 해결해보려고 했던 시도들은 결국 전부 실패로 돌아갔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근처 열쇠 수리점에 전화를 돌렸다. 출장비가 5만 원에서 8만 원 사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조금 망설였지만, 지금 당장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게 더 문제라 결국 불렀다. 기사님이 오셔서 뚝딱뚝딱하시더니 결국 내부 메인보드 쪽 문제라며 부품을 손봐주셨다. 그 과정에서 드는 시간은 10분도 안 걸린 것 같은데, 밖에서 끙끙대며 고민했던 시간이 너무 허무하게 느껴졌다.

고치고 나서도 남는 찜찜함

지금은 일단 문이 잘 열리고 닫히지만, 사실 어제도 문을 닫을 때 그 ‘끼릭’ 소리가 다시 날까 봐 한참을 쳐다보게 되더라. 기계라는 게 원래 그런 건지, 아니면 내 도어락이 이제 수명이 다해가는 건지 정확히 알 수가 없다. 혹시나 또 이런 일이 생기면 그때는 그냥 교체를 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이번처럼 수리를 해서 더 써야 하는 건지 결정을 못 내리겠다. 도어락은 그냥 늘 제자리에 있는 물건이라고만 생각했지, 이렇게 사람을 곤란하게 만들 수도 있는 예민한 기계라는 걸 그때 처음 체감했다. 다음번에 또 소리가 이상해지면 그때는 정말 고민이 많아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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