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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에서 문 열어주는 기능이 갑자기 안 되니까 생각보다 훨씬 귀찮다

멀쩡하던 스마트월패드가 도어락이랑 연결이 끊겼을 때

얼마 전부터 거실 벽에 붙어 있는 스마트월패드 화면에서 문열림 버튼을 눌러도 현관 도어락이 묵묵부답이었다. 평소에는 배달 오시는 분이나 손님이 벨을 누르면 그냥 거실인터폰 앞으로 터덜터덜 걸어가서 버튼 하나만 띡 누르면 도어락이 스르륵 풀렸는데, 이게 작동을 안 하니까 매번 현관문 앞까지 직접 걸어가서 수동으로 열어줘야 했다. 처음 몇 번은 그냥 운동 삼아 움직이지 뭐 했는데, 하루에도 몇 번씩 택배나 배달이 올 때마다 나가서 문을 열어주려니 생각보다 짜증이 확 밀려왔다.

일단 건전지 문제인가 싶어서 도어락 커버를 열고 1.5V AA 건전지 4개를 새것으로 다 갈아 끼워 봤다. 보통 도어락 방전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여전히 문열림 연동은 되지 않았다. 월패드 화면 자체는 전원도 잘 들어오고 경비실 통화도 잘만 되는데, 유독 이 현관문 연동 부분만 먹통이었다. 예전에 안양이나 의왕 쪽 아파트에 살 때는 이런 기기 관련해서 문제 생기면 관리사무소에 전화해서 금방 해결했던 기억이 나는데, 지금 사는 곳은 연식이 좀 있어서 그런지 관리실에서도 개별 세대 도어락 연동 문제는 사설 업체를 부르는 게 빠르다고만 했다. 안양도어락이나 의왕도어락 검색해서 쉽게 사람을 부르던 시절이 차라리 편했던 것 같다.

양평 집 근처 열쇠 가게들을 뒤적거리며 고민했던 흔적들

이곳 양평군 용문면 주변은 번화가처럼 열쇠집이 사방에 널려 있는 게 아니라서 업체를 찾는 것부터 일이었다. 인터넷을 열심히 뒤적거리다 보니 용문면 베스킨라빈스 옆쪽에 광성열쇠라는 곳이 있다는 글을 보았고, 양평열쇠 관련해서 몇 군데 전화번호를 적어두었다. 하지만 단순히 열쇠만 깎는 곳인지, 아니면 이런 아파트월패드교체나 무선 연동 모듈을 만질 줄 아는 열쇠수리공인지 확실치 않아서 전화를 걸기 전까지 꽤나 망설였다.

월패드 연동이라는 게 생각보다 복잡한 게, 문에 달려 있는 도어락 브랜드와 거실인터폰의 제조사가 다르면 주파수 맞추는 모듈이라는 걸 따로 사서 끼워야 한다고 했다. 우리 집 도어락은 예전부터 쓰던 BESTIN 제품이었는데, 이게 이 아파트가 처음 지어질 때부터 들어간 순정 모델이라 호환되는 부품을 구하는 것도 번거로워 보였다. 삼성도어락 같은 대기업 제품들은 인터넷에 정보라도 많은데, 이건 옛날 모델이라 그런지 정보도 거의 없었다. 만약 전체 시스템을 다 뜯어고쳐야 해서 아파트월패드교체 비용이 왕창 나오면 어쩌나 덜컥 겁이 나기도 했다. 그냥 좀 귀찮아도 걸어가서 문을 열어줄까 하는 현실적인 타협안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문틀에 달린 장치랑 연동 모듈을 직접 뜯어보았지만

사람을 부르기 전에 마지막으로 내가 고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확인해보고 싶었다. 도어락 안쪽 커버를 열어보니 기판 아래쪽에 조그만 칩 같은 게 꽂혀 있었다. 이게 무선 송신기 역할을 하는 연동 모듈인 것 같았다. 인터넷에 나와 있는 대로 도어락 등록 버튼을 누르고 월패드 설정 메뉴에 들어가서 문열림 등록을 다시 시도해봤다. 그런데 삐빅 소리만 몇 번 나더니 실패라는 문구만 떴다.

검색을 해보니 방화문잠금장치 종류나 무선 통신 주파수 대역이 안 맞으면 이럴 수 있다고 하던데, 일반인인 나로서는 EMLOCK이니 뭐니 하는 전문 용어들만 잔뜩 나와서 읽을수록 머리가 아팠다. 괜히 엄한 기판을 만졌다가 아예 현관문 자체가 잠겨서 밖에서 못 들어오는 불상사가 생길까 봐 섣불리 더 건드리지는 못했다. 문틀 쪽에 있는 센서 위치도 조금 조정해보고, 먼지도 닦아내 보았지만 반응이 없는 건 매한가지였다. 결국 내 손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적어두었던 양평 근처 열쇠 업체에 전화를 걸어 방문 약속을 잡았다.

출장 부르고 결국 부품을 통째로 갈아치우기까지의 과정

출장 요청을 하고 나서 약 1시간 정도 기다리니 사장님이 장비를 잔뜩 들고 방문하셨다. 도어락 상태와 거실 벽면의 월패드를 번갈아 보시더니, 도어락 쪽에 장착된 무선 송신 모듈이 아예 나간 것 같다고 하셨다. 문제는 이 BESTIN 모델이 너무 오래되어서 동일한 송신 모듈 구형 부품을 구하기가 어렵다는 점이었다. 결국 선택지는 두 가지였다. 연동 기능을 아예 포기하고 그냥 도어락만 수동으로 쓰거나, 아니면 연동이 지원되는 최신 도어락과 전용 송수신 모듈 세트를 새로 사서 거실인터폰 뒤쪽 배선까지 새로 작업하는 것이었다.

매번 문 앞까지 걸어 나가는 게 너무 진저리가 났던 터라, 결국 비용을 좀 들여서라도 새로 설치하기로 했다. 사장님이 월패드를 벽면에서 뜯어내는데 안쪽에 엉켜 있는 엄청난 양의 전선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혼자서 뜯었으면 정말 큰일 날 뻔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못 건드렸으면 공동현관 로비폰 연결까지 끊어질 뻔했다. 새 도어락을 방화문에 타공을 새로 해가며 설치하고, 월패드 뒤쪽에 수신기 모듈을 연결하는 작업까지 다 마치는 데 대략 1시간 30분 정도가 걸렸다. 작업하시는 동안 옆에서 먼지 날리는 걸 빗자루로 쓸어가며 구경했는데, 확실히 전문가가 도구를 써서 하는 일은 과정부터가 달랐다.

새로 바꾼 뒤에도 묘하게 남아있는 찜찜함과 비용 문제

도어락 교체와 무선 연동 모듈 설치비까지 포함해서 총 34만 원 정도의 지출이 발생했다. 갑작스럽게 나간 돈 치고는 꽤 큰 지출이라 영수증을 받아 들고 한동안 멍했다. 굳이 문 열어주러 몇 걸음 걷는 게 귀찮다고 이 돈을 쓰는 게 맞았나 싶은 후회가 살짝 들기도 했다. 물론 이제는 거실에서 단추 하나만 누르면 현관문이 찰칵하고 시원하게 열리니까 세상 편하긴 한데, 지갑이 얇아진 걸 생각하면 마음 한구석이 씁쓸하다.

게다가 새로 바꾼 도어락은 이전 제품보다 터치 인식 속도가 미세하게 느린 것 같아 쓸 때마다 묘하게 신경이 쓰인다. 비밀번호를 누르고 별표를 누를 때 반 박자 늦게 반응하는 느낌이랄까. 사장님은 원래 요즘 나오는 제품들이 보안 강화 때문에 아주 미세하게 딜레이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해주셨는데, 쓰던 버릇이 있어서 그런지 손에 잘 익지 않는다. 차라리 고치지 말고 그냥 예전처럼 운동 삼아 걸어 다닐 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그래도 앞으로 몇 년은 고장 걱정 없이 편하게 쓸 테니 잘한 소비라고 스스로 위안을 삼아보지만, 왠지 모를 찜찜함은 당분간 계속 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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