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어락이 덜컥거리기 시작했다
며칠 전부터 현관 도어락이 영 시원찮았다. 비밀번호를 누르는데 숫자가 반쯤 씹히는 느낌이 들더니, 어제는 아예 문이 안 잠겨서 한참을 서성였다. 건전지를 갈아봐도 똑같았다. 이게 7년은 쓴 것 같으니 이제 갈 때가 된 모양이다. 사람을 부를까 하다가, 유튜브에서 셀프 교체 영상을 몇 개 보고 나니 ‘이 정도면 나도 하겠는데?’ 싶은 근거 없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래서 퇴근길에 온라인으로 대충 평이 괜찮아 보이는 도어락을 13만 원 정도에 주문했다. 모델은 흔한 삼성 제품이었는데, 사실 디자인보다는 그냥 대충 아무거나 빨리 배송되는 걸로 골랐다. 굳이 비싼 건 필요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생각보다 무겁고 복잡했던 설치
주문한 물건은 생각보다 빨리 왔다. 퇴근해서 박스를 뜯어보니 쇠 덩어리들이 꽤 묵직했다. 기존 도어락을 떼어내는 것부터가 문제였다. 안쪽 나사를 하나하나 풀었는데, 십자드라이버가 자꾸 헛돌았다. 오래된 나사라 그런지 녹도 좀 슬어있고, 문틈에 꽉 끼어서 잘 빠지지도 않았다. 여기서부터 벌써 진이 다 빠졌다. 땀을 뻘뻘 흘리며 낑낑대는데, 갑자기 현관문 안쪽의 메인 보드와 연결된 선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게 보였다. 분명 영상에서는 툭 치면 빠진다고 했는데 내 문은 왜 이렇게 뻑뻑한 건지 모르겠다. 옆집 문소리라도 들리면 누가 볼까 봐 괜히 눈치도 보였다.
샷시 문이라 더 골치 아팠던 과정
우리 집 현관은 완전한 방화문이라기보다 샷시 형태가 섞인 애매한 구조다. 그래서인지 새로 산 도어락의 브라켓이 문 구멍이랑 딱 맞지가 않았다. 아차 싶었다. ‘이게 호환이 안 되나?’ 싶어서 다시 판매 페이지를 뒤져봤는데, 샷시용 도어락은 또 따로 있는 모양이었다. 이미 뜯어놓은 상태에서 환불도 못 하고, 결국 드릴을 꺼내서 구멍을 조금 더 넓게 뚫어야 했다. 드릴질을 하는데 쇠 깎이는 소리가 복도에 울려 퍼져서 민망해 죽는 줄 알았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드는데, 이미 되돌리기에는 늦은 시점이었다. 도어락 설치 비용으로 사람을 불렀으면 5만 원에서 7만 원 정도 더 썼을 텐데, 그 돈 아끼려다가 오늘 저녁을 통째로 날리고 있다.
드디어 작동은 하는데 영 찜찜하다
우여곡절 끝에 설치를 끝내고 건전지를 넣었다. 다행히 숫자는 잘 눌린다. 그런데 문을 닫을 때마다 아주 미세하게 ‘턱’ 하고 걸리는 느낌이 든다. 딱 맞게 설치된 게 아니라 문틀의 스트라이크 홀 위치를 완벽하게 조절하지 못한 모양이다. 다시 다 풀어서 조정하자니 엄두가 안 났다. 그냥 이대로 쓰다가 정 안 되면 그때 업자를 부르든가 해야겠다. 어차피 보안상 크게 문제 될 것 같지는 않고, 문은 잠기니까 말이다. 요즘은 미스미 같은 곳에서 산업용 세이프티 도어락도 3D 도면 기반으로 정교하게 나온다던데, 왜 가정용은 이렇게 규격이 제각각인지 모르겠다. 괜히 고생했다는 생각만 남는다.
결국 끝내지 못한 마무리
다 하고 나니 밤 10시가 넘었다. 거실에 널브러진 나사들과 포장지들을 보며 한숨만 나왔다. 처음에는 비용을 아꼈다는 생각에 뿌듯했는데, 막상 끝나고 나니 손가락 마디마디가 다 아프다. 설치 매뉴얼에 적힌 ‘쉬운 설치’라는 문구가 야속할 뿐이다. 다음번에 또 도어락을 교체할 일이 생기면 무조건 그냥 사람 부를 거다. 이번에는 어찌어찌 해결했지만, 다시는 내 손으로 문 부속품을 건드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내일 아침에 문이 안 열리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이 문득 든다. 일단 내일 출근할 때 보조키라도 챙겨 나가야겠다.

건전지 문제 때문에 겪는 답답함, 정말 공감돼요. 스트라이크 홀 위치 조정이 생각보다 훨씬 복잡해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