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를 풀기 시작한 순간의 후회
주말 오후였다. 갑자기 현관문 도어락이 말썽이었다. 비밀번호를 누르는데 숫자가 제대로 안 먹히기도 하고, 가끔은 지잉- 하는 소리만 나고 문이 열리지 않아서 몇 번을 다시 눌러야 했다. 처음엔 배터리가 문제인가 싶어서 편의점에 다녀왔다. 그런데 건전지를 다 갈아 끼워도 증상은 똑같았다. 생각해보면 3년 전 이사 올 때 달았던 푸시풀도어락이 슬슬 맛이 갈 때가 되긴 했다. 유튜브를 대충 찾아보니 도어락 셀프 교체가 생각보다 쉬워 보였다. 십자드라이버 하나면 충분하다길래, 겁도 없이 근처 대형 마트 전자제품 코너에서 대충 눈에 띄는 15만 원대 모델을 하나 집어 왔다.
문제는 기존 도어락을 분해하면서 시작됐다. 밖에서 안쪽으로 연결된 선이 너무 짧아서 손가락을 비집어 넣어야 했는데, 나사가 생각보다 녹이 많이 슬어 있었다. 전동 드릴이 없어서 수동 드라이버로 낑낑대며 돌리는데, 손바닥에 물집이 잡힐 것 같았다. 이미 반쯤 분해를 해버린 상태라 다시 조립할 수도 없었다. 오후 4시쯤 시작했는데, 해가 지기 시작하니까 초조해졌다. 천호동 쪽 철물점을 검색해봤지만, 주말이라 영업시간을 장담할 수 없는 곳이 많았다. 괜히 시작했나 싶었다.
도어체크와의 사투
도어락 몸체를 떼어내고 보니 문 상단에 달려 있는 도어체크가 걸리적거렸다. 이게 문을 부드럽게 닫히게 해주는 건데, 새로 산 도어락은 기존 것보다 디자인이 살짝 커서 도어체크랑 간섭이 생기는 게 아닌가. 아차 싶었다. 이걸 떼어낼지 말지 고민하다가 일단 떼어내기로 했는데, 도어체크 무게가 장난이 아니었다. 한쪽 팔로 문을 받치고 다른 손으로 나사를 푸는데, 문이 쾅 닫히면서 복도 쪽으로 튕겨 나갈 뻔했다. 그때는 진짜 식은땀이 났다. 문틈에 손가락이 끼일까 봐 겁나서 한참을 멈춰 있었다.
결국 불렀던 전문가의 도움
결국 저녁 7시가 넘었다. 복도는 어두워졌고, 나는 반쯤 풀린 도어락을 붙잡고 현관 바닥에 주저앉아 있었다. 새 도어락은 박스만 뜯어놓고 설치도 못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검색해서 알게 된 청라 근처의 열쇠 기사님께 전화를 걸었다. “사장님, 도어락 뜯어놨는데 다시 달지도 못하고 문도 잠겨요.”라고 다급하게 말했다. 기사님은 한 시간 뒤에 오겠다고 했다. 출장비까지 합쳐서 20만 원이 넘는 비용을 생각하니 속이 쓰렸다. 그냥 처음부터 사람을 부를 걸 그랬나 싶었다. 3만 원 더 아끼려다가 이게 무슨 고생인지.
기사님이 도착해서 보시더니 웃으셨다. “이거 그냥 놔두지, 왜 다 분해를 해놨어요.” 하긴, 전문가가 5분 만에 해결할 일을 나는 3시간 동안 낑낑대고 있었던 거다. 도어락 가격보다 출장비가 더 비싸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기사님이 능숙하게 나사를 조이고, 도어체크 위치를 살짝 조정해서 다시 달아주셨다. 그제야 안심이 되면서 허탈함이 밀려왔다.
다시는 혼자 하지 않기로 했다
기사님이 가시고 난 뒤 한참 동안 문을 열었다 닫았다 반복해봤다. 비밀번호를 누를 때마다 경쾌한 소리가 났다. 이 간단한 걸 왜 그렇게 어렵게 생각했나 싶기도 하고, 한편으론 이제는 진짜 나사를 드라이버로 돌리는 것조차 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어락 설치가 끝났는데도 이상하게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다. 어설프게 아는 게 제일 위험하다는 말이 딱 맞았다. 다음번에 강화도어락이나 다른 보안 장치를 건드려야 할 상황이 오면, 무조건 처음부터 사람을 불러야겠다고 몇 번이고 다짐했다. 그런데 막상 또 며칠 지나고 나니, 그때 내가 아낀 3만 원이 조금 아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게 무슨 심보인지 모르겠다.

도어체크 때문에 문이 튕겨 날 뻔한 거 보니, 진짜 꼼꼼하게 확인해야겠네요. 제가 전에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더 조심스러워졌어요.
나사 녹아서 진짜 힘들었겠네요. 저는 전동 드릴 챙겨가서 이런 상황 바로 피했으면 좋았을 텐데…